[심리] 상처받을까 두려운 당신, 정서적 방임은 아닌가요?

애착은 관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서조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정신건강의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애착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 비슷한 개념을 몇 가지 살펴볼까요?

먼저, 정서적 친밀감을 떠올려봅시다. 얼마나 친한가, 가까운가 하는 것이죠.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나 물질적으로는 충분한 보살핌을 받았더라도 부모와 정서적 친밀감을 맺지 못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 여러 가지 고통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 문제를 자주 겪거나

늘 겉돌면서 피상적인 관계만 맺기도 하고,

세상과 연결되지 못하고 혼자 떨어져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갖기도 하죠.

"고립된 것 같다, 막연히 외롭다,

마음속이 텅 빈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임상심리학자 저니스 웹은 이런 느낌을 '정서적 방임(아동기의 정서적 방임)'이라고 부르고 다음과 같은 진단 항목을 제시합니다.

1

가족이나 친구들과 있을 때 내가 거기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2

타인에게 기대지 않는 나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낀다.

3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렵다.

4

친구들이나 가족이 내게 무심하다, 때로는 쌀쌀맞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5

살면서 내 잠재력을 아직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6

종종 혼자 남겨지는 것이 낫다고 느낀다.

7

내가 사기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8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 불편할 때가 많다.

9

나 자신이 실망스럽거나 나 자신에게 화날 때가 많다.

10

타인을 판단하는 때보다 나 자신을 판단할 때 더 가혹해진다.

11

타인과 비교해서 내 부족한 점을 발견하면 종종 기분이 안 좋다.

12

사람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게 더 쉽다.

13

특별한 이유 없이 짜증나거나 기분이 나빠질 때가 종종 있다.

14

내 감정이 어떤지 잘 알기가 어렵다

15

내 강점과 약점이 뭔지 잘 모른다.

16

때때로 내가 겉도는 느낌이 든다

17

나는 은둔해서 혼자 사는 것도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18

감정을 진정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

19

내가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뭔가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20

이따금 내 안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

21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22

스스로 자제하는 것이 어렵다.

위 22개의 항목에서

6개 이상에 ‘예’라고 대답할 경우 어린 시절 정서적 방임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한 정서적 방임을 경험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첫째, 항상 공허하다고 느낍니다. 이것은 단순한 우울과 다릅니다. 몸 안이 텅 빈 느낌, 정서적으로 무감각한 느낌이 들고, 삶의 목적이나 의미에 대해 회의가 들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자살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둘째, 어느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항상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상태가 되려고 애씁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낫다고 믿습니다. 친밀한 관계가 불편해서 되도록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대개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거나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느껴져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일이나 책임에 대한 부담감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거나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막연히 우울해지면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셋째, 비현실적 자기평가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는지,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또한 타인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넷째,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자신에게는 혹독합니다. 자기 실수가 하나라도 발견되면 당황하고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고통이나 어려움을 털어놓는 다른 사람 얘기는 잘 들어주면서도 자신의 약점은 조금도 참아주지 않습니다.

다섯째, 내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품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슬프고 화가 나며, 때로는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일이 잘못되면 다 내 탓 같고, 늘 다른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느낍니다.

여섯째, 자기 자신에게 쉽게, 자주 화가 나고 긴장을 풀기 위해 술을 마십니다. 때때로 자기 자신을 역겨워합니다. 자기파괴적 생각이나 행동을 자주 합니다.

일곱째, 사람들이 나를 정말 잘 알고 나면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조차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거절당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너무 친해지면 분명히 문제가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덟째,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것이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종종 나에게 차갑고 냉정하다고 합니다. 오만하거나 건방지다고도 합니다. 내게 오는 사람들은 대개 실질적인 조언을 구하러 오지 정서적 지지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너무 좋다, 같이 있어서 좋다며 나를 필요로 하면 마음이 불편하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아홉째, 게으르고 항상 미루며 자기절제가 잘 안 됩니다. 삶이 대체로 지루하고 하루하루가 똑같이 느껴집니다. 마감에 맞춰서 뭔가를 하는 게 힘이 들며, 과식·과음·과소비를 하거나 너무 많이 자는 경향이 있습니다.

열째,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거나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에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화가 나면 항상 지나치게 분노하거나 폭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다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 도움의 메세지: 마음이 힘들때에는 혼자 아파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면 마음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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